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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2022)
 

이방인(2022)은 경춘선의 매 역 마다 정거하며 촬영한 사진과 글을 나열한다. 경춘선은 작가의 원치 않은 지역 이동 중 가장 많이 이용한 교통 수단으로, 강제적으로 화자가 반복하여 이동한 경로이기도 하다. 작업은 작가의 과거 주거 공간이었던 지역으로부터 출발하여 특정한 과거의 시점으로 향한다. 각 장소는 정해진 철로의 거점으로서 특정성이 희석된 공간이다.


이에 작가는 직접 발을 디디며, 개인의 일생과 밀접한 사건을 정해진 경로에 맞추어 기록한다. 일정하게 기록하는 과정은 수행적 태도를 가지며, 끊임없이 순환하는 경춘선의 각 역을 개인의 시선으로 멈추게 된다.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과 시간에 의해 덮인 현재의 시간선 위에 과거를 겹치게 되며 화자의 불안정함은 부유하고 고립된다. 이러한 괴리는 작가가 유랑하며 가지고 있는 '이방인'으로서의 태도를 강조하고, ‘무딘 평화의 감각’을 드러내게 된다.
 

Where is(2022)는 이방인과 연계되는 작업으로 늘 거주지에 정착하지 못하고 유랑하던 작가의 원치 않은 이동을 시각화한 작업이다. 주거 공간의 거주는 기능이 아니라 허락의 성격을 가진다. 머무르던 주거 공간의 거주가 허락되지 않는 순간은 큰 공허함을 불러온다.

작업은 ‘영원한 집’은 없다는 공허감을 메꾸기 위해 시작한다. 이는 더 이상 허락되지 않아도 존재를 증명하는 흔적 남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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